2010년 09월 07일
상선약수上善若水

상선약수란 노자의 《도덕경》에 나오는 문장이다.
上善若水 상선약수
水善利萬物而不爭 수선리만물이부쟁
處衆人之所惡 처중인지소오
故幾於道 고기어도
지극히 착한 것은 마치 물과 같다.
물은 만물을 좋고 이롭게 하면서도 다투지 아니하고,
많은 사람들이 싫어하는(낮은) 곳에 처하니,
그런 까닭으로 도에 가깝다 하리라.
이에 대해 신영복 선생님은 이렇게 말했다.
노자 철학을 한마디로 '물의 철학'이라고 합니다.
노자가 물을 최고의 선과 같다고 하는 까닭은 크게 나누어 세 가지 입니다.
첫째는 만물을 이롭게 한다는 것입니다. 물이 만물을 이롭게 한다는 것에 대해서는 더 설명할 필요가 없습니다. 우로(雨露)가 되어 만물을 생육하는 것이 바로 물입니다. 생명의 근원입니다.
둘째는 다투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다투어야 마땅한 일을 두고도 외면하거나 회피하는 도피주의나 투항주의로 이해해서는 안 됩니다. 다투지 않는다는 것은 가장 과학적이고 합리적인 방식으로 실천한다는 뜻입니다. 다툰다는 것은 어쨌든 무리가 있다는 뜻입니다. 물 흐르듯이 자연스럽게 하는 일이 못 되는 것을 노자는 쟁(爭)이라고 하였습니다.
물은 결코 다투는 법이 없습니다. 산이 가로막으면 멀리 돌아서 갑니다. 바위를 만나면 몸을 나누어 비켜갑니다. 곡류하기도 하고 할수(割水)하기도 하는 것이지요. 가파른 계곡을 만나 숨 가쁘게 달리기도 하고 아스라한 절벽을 만나면 용사처럼 뛰어내리기도 합니다. 깊은 분지를 만나면 그 큰 공간을 차곡차곡 남김없이 채운 다음 뒷물을 기다려 비로소 나아갑니다. 너른 평지를 만나면 거울 같은 수평을 이루어 유유히 하늘을 담고 구름을 보내기도 합니다.
셋째는 사람들이 싫어하는 곳에 처한다는 것입니다. 물이 사람들이 싫어하는 곳에 처한다는 것은 가장 낮은 곳에 처한다는 뜻이며, 또 가장 약한 존재임을 뜻합니다. 가장 약하지만 무한한 가능성을 가지고 있는 것이 바로 물입니다. 천하에 물보다 약한 것이 없지만 강한 것을 공격하기에 이보다 나은 것은 없으며 이를 대신할 다른 것이 없다고 선언하고 있습니다. 세상에서 가장 낮은 물이 ‘바다’입니다. 낮기 때문에 바다는 모든 물을 다 ‘받아들입니다’. 그래서 그 이름이 ‘바다’입니다. 세상의 모든 물을 다 받아들일 수 있는 것은 가장 낮은 곳에 있기 때문입니다. 우리가 생각하는 것은 물이 강한 것을 이길 수 있는 이유입니다. 연약한 것이 강한 것을 이기고 부드러운 것이 단단한 것을 이기는 이유를 읽어내야 합니다.
최근 나오는 공익광고 중 이런 것이 있다. “쌀은 밀이 대신할 수 있습니다. 기름은 전기나 태양이 대신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물은 물 밖에 대신 할 수 없습니다” 이토록 중요하면서 꼭 필요한 존재이지만 그럼에도 물은 늘 가장 낮은 곳에 위치한다. 물이 위대한 것은 바로 이 때문이 아닐까. 또 그러기에 물은 비로소 가장 큰 바다가 될 수 있는 것이다.
지구는 ‘물의 행성’이라 할 정도로 약 70%가 물로 이루어져 있으며 지구가 ‘푸른 별’, ‘생명의 별’일 수 있는 것도 물 때문이다. 우리 인간이 교만에 빠져 물은 ‘물 쓰듯이’ 하고, 스스로 잘났다고 외치며 남을 업신여기고, 모두 다 ‘높은 곳’만을 향할 때 물은 가장 낮은 곳에서 가장 큰 바다를 이루며 존재하고 있는 것이다.
# by | 2010/09/07 19:33 | etc | 트랙백 | 덧글(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