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전... 그리고 부부

아파트 주차장이 협소해 차를 댔다 저녁때 나갈일이 생기면 전화해서 서로 차를 빼주고 해야 한다. 같은 아파트에 사는 아주머니 한 분이 있는데 썩 운전을 좋아하시는 것같지는 않지만 어쩔수 없이 차를 가지고 다니시느 듯하다. 그런데 이 분이 전진만 되시고 후진은 안되시는, 주차엔 젬병이라, 그 분의 차가 막고 있으면 별수 없이 미안해 하며 내미는 자동차키를 받아 그분차 빼서 세워놓고, 내차 빼고 세워놓고, 다시 그분차 집어 넣고를 반복해야 한다.
며칠 전에도 그랬는데 이상하게 동승석(조수석이지만 동승석이 공식 명칭인거 같다)쪽 사이드 미러가 안보여서 너무나 짙게 선팅된 창문을 내리고 살펴보니 지나치게 아래로 향해 있었다. 어쨌든 그분차 빼서 세워놓고, 내차 빼고 세워놓고, 다시 그분차 집어 넣고(그분의 특성을 고려해서 전진으로 해서 주차장을 빠져나갈수 있게) 나서 사고 나겠다 싶어 사이드미러건을 말씀드리니 그분 왈, "어쩐지 그래서 오른쪽 거울이 안 보였구나."하시는 거다. 내친김에 지나치게 핸들(스티어링휠이 맞나...)과 붙어있는 시트도 조금 뒤로 빼드렸다.
굉장히 겸손하신 분이기도 하지만 본인 스스로도 운전과 관련해서 상당히 답답하신 게 많았던 모양, 어줍잖게 얘기하는 것에 귀를 기울이신다. 그리고 엊그저께 집사람과 잠깐 집밖으로 나가는데 그분의 남편이신가 보다. 아내의 드라이버로서의 자질이 영 미덥지 않은 모양, 이것저것 잔소릴 하는데, "이건 왜 이렇게 해 놨어?" "저건 뭐야?"하시며 야단, 또는 힐난 조다. 자연히 그 아주머니의 목소리는 기어들어가고... 흔한 풍경에 아내와 나는 웃음이 지어진다.
흔히 "운전 가르치다 부부 사이 금간다."는 말을 하는데 딱 그 경우인 것 같다. 대부분의 아내들이 "드러워서 남편한테 운전 안 배운다"는 얘기를 하는데 그 아주머니 역시 마찬가지 경우가 아니었을까 생각해본다. 

그러고 보니 아내도 운전면허가 없다. 바깥일을 상당히 오래한 데다 성격도 급한 편이라 운전면허가 있을 법한 캐릭터인데도,(더군다나 조수석 경력이 근 이십년이다 보니 어지간한 택시기사보다 서울 시내 길을 더 잘 안다.) 없다. 아내의 주장은 자신은 성격이 급해서 운전하면 사고난다는 것, 게다가 믿을 만한 점쟁이께서도 운전하지 말라고 했다는 것이다.
어쨌든 아내는 사업을 시작하며 운전이 점차 절실해지긴 하는 모양이다. 가끔 운전면허를 따야겠다는 소리를 한다.
그때 가서 아내의 운전을 지켜보는 나는... 어떤 남편일까?

by 신정3동 | 2008/08/27 10:04 | My story | 트랙백 | 덧글(0)

8명의 여자와 살아가는 여자 같은 남자... 혹은 군자

주니어김영사 편집부엔 남자가 나 하나뿐인데 요즘 편집부 동료직원들(물론 여자)에게 "남자 같은 여자"라는 소리를 자주 듣는다. 심지어 동네 언니 정도 취급하는 듯하다. 얼마 전에도 그런 소리를 들었는데, 위로 성으로 "여자 8명 사이에서 편하게 지내는 남자"가 흔치 않다는 것이다. 발끈 하기도 하고 하여 "나는 여자 8명 뿐만이 아니라  노인분들 8명이나 유치원생 8명 사이에 데려다 놔도 잘 사는 놈"이라고 얘기해줬다. 얘기하고 보니 스스로 유난히 적응력이라기보단 생존력이 강한 나 자신을 발견할 수 있었다. 아무리 어려운 자리에서도 밥 잘먹고 아무리 심각한 상황에서도 생리현상은 멈추질 않는다. 오히려 기분에 따라 배고픔이 없어지거나 하는 사람들이 신기할 지경이다.
그런데 나중에 생각해보니 여자나 노인네, 유치원생과는 잘 지낼수 있겠지만 소위 말하는 꼴통들, 말이 안통하는 사람들 8명과는 함께 잘 지내지 못 할 것 같다. 역시나 내가 잘 나서가 아니라 동료직원(역시 여자)들이 나를 너무 잘 대해줘서지 싶다.

전국시대의 정치가이자 시인인 굴원이 간신들의 모함에 휘말려 유배를 갔을 때 일이다.
하루는 무료하여 호수가를 거닐고 있는데 마침 그를 알아본 어부가 다가왔다.
"아니
그대는 삼려대부(三閭大父) 아니신가요? 이런 곳엘 무슨 일로 오신 건가요?"

굴원이 대답하여 말을 하기를,

"온 세상 모두가 흐려 있는데
나 혼자만이 맑고 깨끗했으며,


뭇 사람들 모두가 취해 있는데
나 혼자만이 맑은 정신 깨어 있어서


그만 이렇게 쫓겨났습니다."

 

 어부가 이 말 듣고 말을 하기를,

 

"성인은 사물에 막힘이 없어 세상과 추이(推移)를 같이 한다오.

 

세상 사람 모두가 흐려 있다면 어째서 진흙물 흙탕질을 쳐

 

그 물결 더 높이 일으키질 않으며.

 

뭇 사람 모두가 취해 있다면 그 술 지게미 배불리 먹고

 

박주(薄酒)나마 마셔 두지 않고서 어째서 깊이 생각 높이 행동해

 

스스로 추방을 불러 왔나요?"

  

굴원이 이 말 듣고 다시 말하길,

 

"내 일찍 이런 말 들은 적이 있다오.

 

새로 머리 감은 이는 갓 먼지 털어 쓰고

 

새로 몸을 닦은 이는 옷을 털어 입는다고,

 

그러니 어찌 이 깨끗한 내 몸으로

 

저 더러움을 받을 수 있으리요?

 

차라리 상수(湘水) 물가로 달려 가

 

물고기 뱃속에 장사지낼지언정

 

어찌 이 희고 깨끗한 내 몸으로

 

세속의 티끌을 뒤집어 쓸 수 있으리요?"

 

 

어부가 듣고서 빙그레 웃고는 돛대를 올리며 가면서 노래하길,

 

'창랑의 물결이 맑을 때라면 이 내 갓끈 씻을 수 있고,

 

창랑의 물결이 흐릴 때라면 이 내 발이나 씻어보리라.'

滄浪之水淸兮, 可以濯吾纓.

滄浪之水濁兮, 可以濯吾足
 


어부가 얘기하는 군자란 세속의 물결에 별난 종자 취급받으며 거슬러 사는 것이 아니라 세상과 어울려 살며
스스로를 유지하는 것이리라.

스스로 잘났다고 뻐기긴보단 군자의 길을 닦는 마음으로 살아가는 것이

옳은 듯하다.

by 신정3동 | 2008/08/26 19:52 | My story | 트랙백 | 덧글(0)

배 아픈데 어떡해?

2007년 4월 9일 월요일

제목: 배 아픈데 어떡해?


난 배 아프면 앙~

뒹굴 뒹굴 앙~


정말 아픈데

놀리는 동생


기분이 나쁘다

by 신정3동 | 2007/04/09 23:03 | 이경이 꺼 | 트랙백 | 덧글(0)

딸들


큰딸 이경이, 둘째딸 찬주

by 신정3동 | 2007/02/14 16:25 | family photo | 트랙백 | 덧글(0)

혁주, 뒤집다

혁주가 정확히 5개월째 되는 지난 월요일,
아내에게 아이 봐주시는 분이 급하게 전화를 하셨다.

혁주가 뒤집었다고.

다른 집 아이들보다 조금씩 빠른 녀석이 대견스럽기도 하고
한편으론 그렇게 빨리 가지 않아도 되는데 하는 마음도 든다.
뭐 두 가지 마음 모두 다 아이와는 무관한 부모의 괜한 걱정이자 욕심일 터이다.

자기 애처럼 혁주를 사랑해주시는 분께도 고맙고
바깥 일하랴, 살림하랴, 남편 신경쓰랴 여념이 없는 아내에게도 고맙다.

할 수 있는 게 있다면 그저 옆자리를 지키는 것 정도가 아닐까 싶기도 하다.
(이랬더니 아내의 말, "그나마 같이 자려고 하면 TV본다고 함께 잠들지도 않잖아.")
조금씩 더 많이 아내의 짐을 나눠가지며.

by 신정3동 | 2007/02/14 16:23 | My story | 트랙백 | 덧글(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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